구원자 예수님과 모세
예수님은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지만, “자기 땅에 오매 자기 백성이 영접하지 아니하였”(요 1:11)으므로 이집트(애굽)로 피신하셔야 했다. 마리아와 요셉이 아기 예수님을 데리고 가까운 지역이 아닌 먼 이집트로 간 것은 하나님이 지시하셨기 때문이다. 이집트에서 예수님 가족은 이방인 이민자요 나그네였다. 그런 마리아와 요셉이 이집트에서 어떻게 자리 잡고 생계를 유지했을까? 아는 사람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아이를 키우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분명한 것은 이집트가 예수님 가족을 받아 주었기 때문에 그들은 그곳에서 무사히 피신 생활을 마치고 이스라엘로 돌아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집트는 히브라인들이 종살이하던 곳이다. 모세가 히브리인들을 구출해 낸 곳이기도 하다.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생애는 바로 이런 이집트에서 시작된다.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를 듣노라면 모세가 떠오른다. 모세와 예수님은 요람이 아닌 누추한 자리, 곧 갈대 상자와 구유에 각각 눕혀졌다. 모세가 태어날 때 바로가 히브리 사내아이들을 다 죽였던 것처럼, 예수님이 태어나실 때 헤롯도 베들레헴에 사는 두 살 이하 사내아이들을 다 죽였다. 모세가 바로의 칼날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았던 것처럼, 예수님도 헤롯의 칼날에서 극적으로 목숨을 보존하셨다. 모세가 바로를 피해 도망가서 숨어 살았던 것처럼, 예수님도 헤롯을 피해 이집트에 숨어 사셔야 했다. 모세는 자신을 찾던 바로가 죽은 후에야 이집트로 돌아왔다. 예수님도 자신을 찾던 헤롯이 죽은 후에야 고향으로 돌아 오셨다. 예수님이 이집트로 피신 가시는 장면과 모세가 이집트로 돌아가는 장면은 둘 다 광야가 배경이다.
‘모세’와 ‘예수’는 구원과 연관된 이름이다. 모세는 이집트의 노예였던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했다. 예수님은 이 세상에 오셔서 죄와 죽음과 사탄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하셨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이 정치적 해방과 자유를 얻게 했다. 우리의 메시아이신 예수님은 우리를 죄와 죽음과 사탄의 사슬에서 온전히 풀어 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다.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의 인도를 따라 가나안에 들어갔다. 그들이 들어간 가나안은 하나님 나라의 희미한 그림자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를 ‘진짜 가나안’인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도록 하기 위해 이 땅에 오셨다.
이진희: 미국 달라 웨슬리 연합감리교회 담임 목사. 광야를 읽다 등의 저자
(생명의 삶 12월호에서 발췌)